국외 동향탈탄소 에너지전환에 저항하는 석유가스 개발


탈탄소 에너지전환에 저항하는 석유가스 개발

 

탈탄소 에너지전환의 핵심 중 하나는 석유,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를 땅 속에 그대로 두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향하고 있다. Oil Change International은 <Big Oil Reality Check: Aligned In Failure>(2024.5)를 통해 여전히 메이저 석유가스 개발사들이 기후 카오스(climate chaos)를 초래한다고 경고한다. Chevron, ExxonMobil, Shell, TotalEnergies, BP, Eni, Equinor, ConocoPhillips, 이 기업들을 10가지 지표로 평가하는데, 결과적으로 1.5도 제한 목표는 달성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기업들에 대한 지표 평가에서 대부분 불충분(“Grossly Insufficient” 또는 “Insufficient”)으로 나타났다. 다른 한편, ExxonMobil, Chevron, TotalEnergies, BP, Shell, Eni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습에 사용된 원유 공급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화석연료 탐사·개발·생산은 상당한 자본 투자 및 조달이 필요한데, 여전히 화석연료 금융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석 금융자본은 기후위기 속에서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Banking on Climate Chaos: Fossil Fuel Finance Report 2024>(2024) 보고서는 파리협정 체결 이후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세계 60대 민간은행의 화석연료 금융이 6.9조 달러에 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중 3.3조 달러는 화석연료 개발에 투입되었다. 반면, 금융배출(financed emission 또는 “facilitated emissions)에 대한 책임은 무시되고 있다. 보고서는 KB금융지주(KB Financial Group)와 한국전력공사(KEPCO), 한국가스공사(KOGAS)에 대해서도 일부 다룬다.

 

* 화석연료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Global Oil & Gas Exit ListGlobal Coal Exit List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 동해가스전(1998년 탐사시추 완료, 2004년 상업 생산, 2021년 생산 종료)으로 95번째 산유국이 된 적이 있었다(해저 파이프라인 통해 천연가스와 초경질원유 육상으로 이송·처리). 최근 탄소포집저장(CCS) 실증사업이 폐광된 동해가스전에 추진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자원개발 및 자원외교의 실패로 관련 사업이 대폭 축소된 상황에서, 최근 윤석열 정부와 한국석유공사의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시추 계획은 엄청난 논란에 휩싸였다. 여러 쟁점이 있겠지만, 본질은 기후위기 대응 관점에서 최악의 개발사업, ‘기후 빌런’이라는 데 있다. 2020년 유엔에 제출한 <2050 Carbon Neutral Strategy of the Republic of Korea>와 <The Republic of Korea’s Update of its First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에 역행한다. 그리고 2025년에 제출할 <Second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보이지 않는 새로운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주권을 찾아야 한다. / 이정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