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지속가능성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기후위기와 군사주의의 관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군사 활동은 그 자체로 기후를 악화시키며, 동시에 기후위기의 적응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미 전쟁은 기후 전쟁이 됐다. 평화 없이는 기후위기를 막을 수 없다. 군사 부문의 배출량을 추산하면 전 세계 배출량의 5.5%에서 8%에 달하는데, 전쟁의 디지털화가 초래하는 기후 비용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또한 전후 인프라 재건 과정에서도 상당한 배출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Helga Kromp-Kolb(2026.5.21)
군사부문 배출 격차(military emission gap)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쟁 및 분쟁 동학에 맞는 배출량 조사가 필요하다(예컨대, pre-conflict emission. conflict emissions, post-conflict emissions). 이런 배경에서 최근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이란을 둘러싼 기후 전쟁의 실상과 전쟁의 기후 비용을 추적하는 작업이 지속되고 있다. 화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 역사와 화석에너지 패권 경쟁 과정에서 전개된 국가적 사회변동과 국제질서 개편과 같이 향후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 과정도 역동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Military Responses to Climate Hazards(MiRCH) Tracker
그렇다면 평화협정으로 기후 전쟁의 피해를 복구하고 전쟁 발발을 예방할 수 있을까? 우선 전후 평화협정에 녹색 전환기 정의(green transitional justice) 개념을 반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전환기 정의(transitional justice)는 권위주의/식민주의 체제에서 민주주의/탈식민주의 체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진상 규명, 처벌과 청산, 피해 회복, 기록과 치유, 재발 방지 등을 통해 역사적 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엔대학교 물·환경·보건연구소United Nations University Institute for Water, Environment and Health; UNU-INWEH)는 평화 구축 프로세스에서 녹색 전환기 정의의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면서 전쟁과 분쟁 지역의 평화 협상에 도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1. 탈식민주의 해체
환경 거버넌스와 환경 정의의 실현 과정에서 식민주의 유산을 해체해야 한다. 여기에는 추상적인 보편주의를 넘어 글로벌 사우스와 토착민들의 지식을 통합하는 지식의 탈식민화를 포함한다. 폭력, 피해, 그리고 범죄에 대한 대안적 이해를 수용함으로써 문화적 공명성을 확보하고 역사적인 권력 불평등을 효과적으로 해체할 수 있게 된다.
2. 국가주의 극복
정의란 오직 국가 기구를 통해서만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에 의해서도 추구될 수 있다. 이런 포용성의 원칙은 지역 사회가 자신들이 직면한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개발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며, 공동체 주도형 접근 방식을 촉진한다. 이를 통해 개개인의 삶의 경험에 더욱 기민하게 반응하게 되며 하향식 강요에 휘둘릴 가능성을 줄인다.
3. 비인간 생명으로 피해자성 확대
생태계, 동물, 그리고 비인간 존재들 역시 폭력의 피해자로 인정해야 한다. 이는 전통적인 인간 중심적 피해자 이해를 넓혀줌으로써 분쟁이 초래한 가해 행위를 더욱 완전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며, 인간 중심적 보상을 넘어선 더욱 온전한 형태의 피해 회복 및 교정을 가능하게 한다.
4. 연속적. 참여적 과정
지속적이고 참여적이어야 하며, 변화하는 생태적, 사회적 현실에 기민하게 반응해야 한다. 이는 일회적, 법률주의적 접근 방식을 넘어 정의를 향한 역동적이고 연속적인 참여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하며, 사회적, 생태적 치유가 장기적인 노력의 산물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5. 신자유주의 극복
분쟁 이후의 회복 과정은 자원 추출주의 경제 모델에 저항해야 하며, 지속가능성과 형평성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이는 경제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환경 보호를 더 강력하게 강조하는 대안적 경제 모델을 통합하는 것을 의미하며, 경제 회복이 생태적 온전성이나 사회적 웰빙을 희생시키면서 이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6. 통합적 정의 추구
생태적, 사회적, 정치적 정의를 통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간과 생태 웰빙의 상호의존성을 인식하는 것은 모든 형태의 생명과 정의가 가진 상호연관성을 해결함으로써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한 평화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1970년대 제안된 생태학살 방지 및 처벌 협약(Ecocide Convention)은 최근 생태학살범죄를 국제법으로 규정하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다른 한편, 탈화석연료 조약을 촉구하는 Fossil Fuel Treaty Initiative는 군사 안보에서 인간 안보와 환경 안보로 패러다임 전환을 제안한다. 이 조약은 화석연료 생산 확대 금지, 1.5도 목표 달성에 부합하는 단계적 폐지, 글로벌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3개 축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군축 및 탈군사화는 평화 정착은 물론, 군비를 기후 재정에 투입해 탈탄소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할 수 있다는, 일종의 이중 배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Katrin Geyer & Genevieve Riccoboni(2026)
전환기 정의가 부정적 과거에서 출발해 미래로 향하고자 한다면,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은 긍정적 미래로 향하기 위해 현재를 바꾸려는 차이점이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전환과 정의의 앞뒤 순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게 되기도 한다. <By 이정필>
[참고 자료]
Helga Kromp-Kolb, Solving the Climate Crisis Requires Peace, and Peace a Stable Climate, transform-network, Transform! Europe, 2026.5.21. (링크)
Tamara Krawchenko, Wars destroy lives and the climate. Why aren’t we counting military emissions? The Conversion, 2026.5.4. (링크)
Benjamin Neimark et al, Israel-Gaza conflict carbon emissions exceeded 30million tons, One Earth 9, 2026. (링크)
Center for Climate and Security, Military Responses to Climate Hazards(MiRCH) Tracker (링크)
UNU-INWEH, From Conflict to Peace: The PKK’s Disarmament and the Green Potential of Peace in the Middle East, Policy Brief, 2025.9. (링크)
Katrin Geyer & Genevieve Riccoboni, The Double Dividend: How Reducing Military Spending Can Finance A Just Transition(The Fossil Fuel Treaty as a Tool for Justice and Peace), Fossil Fuel Treaty, 2026.4. (링크)
평화와 지속가능성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기후위기와 군사주의의 관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군사 활동은 그 자체로 기후를 악화시키며, 동시에 기후위기의 적응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미 전쟁은 기후 전쟁이 됐다. 평화 없이는 기후위기를 막을 수 없다. 군사 부문의 배출량을 추산하면 전 세계 배출량의 5.5%에서 8%에 달하는데, 전쟁의 디지털화가 초래하는 기후 비용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또한 전후 인프라 재건 과정에서도 상당한 배출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Helga Kromp-Kolb(2026.5.21)
군사부문 배출 격차(military emission gap)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쟁 및 분쟁 동학에 맞는 배출량 조사가 필요하다(예컨대, pre-conflict emission. conflict emissions, post-conflict emissions). 이런 배경에서 최근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이란을 둘러싼 기후 전쟁의 실상과 전쟁의 기후 비용을 추적하는 작업이 지속되고 있다. 화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 역사와 화석에너지 패권 경쟁 과정에서 전개된 국가적 사회변동과 국제질서 개편과 같이 향후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 과정도 역동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Military Responses to Climate Hazards(MiRCH) Tracker
그렇다면 평화협정으로 기후 전쟁의 피해를 복구하고 전쟁 발발을 예방할 수 있을까? 우선 전후 평화협정에 녹색 전환기 정의(green transitional justice) 개념을 반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전환기 정의(transitional justice)는 권위주의/식민주의 체제에서 민주주의/탈식민주의 체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진상 규명, 처벌과 청산, 피해 회복, 기록과 치유, 재발 방지 등을 통해 역사적 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엔대학교 물·환경·보건연구소United Nations University Institute for Water, Environment and Health; UNU-INWEH)는 평화 구축 프로세스에서 녹색 전환기 정의의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면서 전쟁과 분쟁 지역의 평화 협상에 도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1. 탈식민주의 해체
환경 거버넌스와 환경 정의의 실현 과정에서 식민주의 유산을 해체해야 한다. 여기에는 추상적인 보편주의를 넘어 글로벌 사우스와 토착민들의 지식을 통합하는 지식의 탈식민화를 포함한다. 폭력, 피해, 그리고 범죄에 대한 대안적 이해를 수용함으로써 문화적 공명성을 확보하고 역사적인 권력 불평등을 효과적으로 해체할 수 있게 된다.
2. 국가주의 극복
정의란 오직 국가 기구를 통해서만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에 의해서도 추구될 수 있다. 이런 포용성의 원칙은 지역 사회가 자신들이 직면한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개발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며, 공동체 주도형 접근 방식을 촉진한다. 이를 통해 개개인의 삶의 경험에 더욱 기민하게 반응하게 되며 하향식 강요에 휘둘릴 가능성을 줄인다.
3. 비인간 생명으로 피해자성 확대
생태계, 동물, 그리고 비인간 존재들 역시 폭력의 피해자로 인정해야 한다. 이는 전통적인 인간 중심적 피해자 이해를 넓혀줌으로써 분쟁이 초래한 가해 행위를 더욱 완전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며, 인간 중심적 보상을 넘어선 더욱 온전한 형태의 피해 회복 및 교정을 가능하게 한다.
4. 연속적. 참여적 과정
지속적이고 참여적이어야 하며, 변화하는 생태적, 사회적 현실에 기민하게 반응해야 한다. 이는 일회적, 법률주의적 접근 방식을 넘어 정의를 향한 역동적이고 연속적인 참여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하며, 사회적, 생태적 치유가 장기적인 노력의 산물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5. 신자유주의 극복
분쟁 이후의 회복 과정은 자원 추출주의 경제 모델에 저항해야 하며, 지속가능성과 형평성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이는 경제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환경 보호를 더 강력하게 강조하는 대안적 경제 모델을 통합하는 것을 의미하며, 경제 회복이 생태적 온전성이나 사회적 웰빙을 희생시키면서 이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6. 통합적 정의 추구
생태적, 사회적, 정치적 정의를 통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간과 생태 웰빙의 상호의존성을 인식하는 것은 모든 형태의 생명과 정의가 가진 상호연관성을 해결함으로써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한 평화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1970년대 제안된 생태학살 방지 및 처벌 협약(Ecocide Convention)은 최근 생태학살범죄를 국제법으로 규정하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다른 한편, 탈화석연료 조약을 촉구하는 Fossil Fuel Treaty Initiative는 군사 안보에서 인간 안보와 환경 안보로 패러다임 전환을 제안한다. 이 조약은 화석연료 생산 확대 금지, 1.5도 목표 달성에 부합하는 단계적 폐지, 글로벌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3개 축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군축 및 탈군사화는 평화 정착은 물론, 군비를 기후 재정에 투입해 탈탄소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할 수 있다는, 일종의 이중 배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Katrin Geyer & Genevieve Riccoboni(2026)
전환기 정의가 부정적 과거에서 출발해 미래로 향하고자 한다면,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은 긍정적 미래로 향하기 위해 현재를 바꾸려는 차이점이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전환과 정의의 앞뒤 순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게 되기도 한다. <By 이정필>
[참고 자료]
Helga Kromp-Kolb, Solving the Climate Crisis Requires Peace, and Peace a Stable Climate, transform-network, Transform! Europe, 2026.5.21. (링크)
Tamara Krawchenko, Wars destroy lives and the climate. Why aren’t we counting military emissions? The Conversion, 2026.5.4. (링크)
Benjamin Neimark et al, Israel-Gaza conflict carbon emissions exceeded 30million tons, One Earth 9, 2026. (링크)
Center for Climate and Security, Military Responses to Climate Hazards(MiRCH) Tracker (링크)
UNU-INWEH, From Conflict to Peace: The PKK’s Disarmament and the Green Potential of Peace in the Middle East, Policy Brief, 2025.9. (링크)
Katrin Geyer & Genevieve Riccoboni, The Double Dividend: How Reducing Military Spending Can Finance A Just Transition(The Fossil Fuel Treaty as a Tool for Justice and Peace), Fossil Fuel Treaty, 2026.4.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