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역할을 단지 민간 부문 주도의 탈탄소화 위험을 제거(derisking)하는 것으로만 보는 논리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국가 개입의 범위 자체를 좁게 설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본과 시장에 빼앗긴 인프라적 얽힘(infrastructural entanglements)을 사회권력과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국가 주도의 인프라적 얽힘(state-led infrastructural entanglements)을 통해 인프라적 권력(infrastructural power)을 되찾아야 한다.
Banet al.(2026)은 녹색국가에 관한 기존 문헌들은 체계적인 기후행동에 필요한 정책적 정합성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를 설명하는 데 미흡하다고 평가하며, 이 공백을 메우고자 한다. 녹색국가의 녹색경제 기획을 포착하기 위해 제시된 지향적 얽힘((directed entanglement)이라는 개념은 시장 주도형 질서와 대조적으로 국가가 민간 자본가와 공기업 모두에게 방향을 설정해 주는 국가-시장 관계를 수반한다. 국가 포획을 회피하는 동시에, 투자를 조율하고, 자본을 규율하며, 시장 행위자들과 밀접하게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을 포착한다.
녹색전환의 맥락에서 지향적 얽힘 레짐(directed entanglement regime)에 대한 이런 접근 방식은 자본주의 이후의 전환을 구상하는 생태사회주의적 계획이나, 분권화된 경제적 규모 축소를 추구하는 탈성장 계획(Durand et al., 2024; Sorg & Groos, 2025)과는 구별되기도 한다.
Banet al.(2026)의 프랑스, 덴마크, 중국에 대한 비교사례 연구는, 비록 지향적 얽힘으로서의 녹색경제 기획을 온전히 포착해 내지는 못하지만, 이 세 사례는 다양한 조건 속에서 녹색경제 기획이 지닌 잠재력과 과제를 드러내 준다. 독특한 조직적 구성과 정치·경제적 환경을 지닌 채 부분적인 성공을 거둔 각각의 사례는 효과적인 녹색경제 기획을 위한 필수 요소를 식별하는 데 도움을 준다.
녹색경제 기획 분석틀
○ 프랑스(1945~1980년): 전후 민주주의, 지시적, 그리고 부문 간 기획
- 투입: 중앙집권적 국가의 동원
- 과정: 기술관료주의와 민주주의의 얽힘
- 산출: 국가 소유권과 국가 주도형 거시금융
→ 국가주도형 민주주의 모델
○ 덴마크(1980년 이후): 민주주의적, 에너지 부문 기획
- 투입: 자방자치적, 조합주의적, 협동조합주의적 체제
- 과정: 중앙집권적인 동시에 민주적
- 산출: 국가 소유권과 산업 정책 간의 시너지 창출
→ 자유민주주의 모델
○ 중국(1980년 이후): 권위주의적 및 부문 간 녹색 기획
- 투입: 엄격하게 짜인 의견 수렴 절차
- 과정: 중앙집권적 기획과 지방 착근적 구조
- 산출: 광범위한 국가 통제 및 소유권
→ 국가주도형 권위주의 모델
세 국가의 비교사례 연구 요약
새롭게 부상하는 녹색국가 패러다임은 정부가 기후위기에 접근하는 방식의 결정적인 전환을 대변한다. 즉, 기후위기를 단순한 시장 실패로 보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경제 전환을 요구하는 구조적 과제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러한 전환의 중심에는 지향성 얽힘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국가가 탈탄소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경제적·제도적 관계를 어떻게 더 체계적으로 재조직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로서 지향성 얽힘은, 특히 공공 소유권과 기획을 통한 국가의 개입이 어떻게 시장의 역학을 생태적 요구에 부합하도록 재편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관점은 현재의 녹색 자본주의 모델들이 가진 한계를 명확히 해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정치경제학자들이 제공해 온 단절된 분석적 접근법을 넘어 더욱 효과적인 국가 주도의 기후 행동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한다.
궁극적으로 지향성 얽힘은 기후 비상사태 속에서 민주주의와 국가권력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의 회귀를 강제한다. 앞서 조사된 사례들은 탄소 가격제, 위험 제거, 또는 기업의 자발적 약속에 의존하는 미봉책들이 불충분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대신에 방대한 녹색 기획 인프라를 갖춘 녹색국가는 공공 소유권, 신용 주권, 그리고 제도적 재설계를 통해 시장을 능동적으로 재편해야 하며, 이를 통해 시장 주도가 아닌 국가 주도의 인프라적 얽힘을 구축해야 한다(Gabor & Braun, 2025).

중국 네이멍구 쿠부치 사막의 다라터 태양광 발전 응용 리드 기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마지막으로 중국의 대규모 사막 태양광에서 국가주도형 권위주의 모델의 실제적이면서 상징적인 재생에너지 경관을 확인할 수 있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자의집, 충남기후에너지시민재단, 사람하다가 공동 주관한 <착한 에너지 기행 2026>으로 방문한 네이멍구 쿠부치 사막에 위치한 다라터 태양광 발전 응용 리드 기지(达拉特光伏发电应用领跑基地)에는 현재 1,000MW 태양광 설비가 가동 중이며 사막화 방지 태양광 공법(sand-plus-solar anti-desertification method)이 적용되고 있다. 물론 중국의 에너지 전환(energy transition)은 여전히 에너지 추가(energy addition)와 에너지 팽창(energy expansion)에 가깝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녹색경제의 지향성의 본질적 성격에 대한 검토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By 이정필>
[참고 자료]
Ban, C., Hasselbalch, J. and Larsen, M.(2026), Green economic planning as ‘directed entanglement’, Grantham Research Institute on Climate Change and the Environment, Working Paper No. 453.
Durand, C., Hofferberth, E. and Schmelzer, M.(2024), Planning beyond growth: The case for economic democracy within ecological limits. Journal of Cleaner Production, 437.
Sorg, C. and Groos, J.(2025), Rethinking economic planning, Competition & Change, 29(1).
Gabor, D., and Braun, B.(2025). Green macrofinancial regimes, Review of International Political Economy, 32(3).
국가의 역할을 단지 민간 부문 주도의 탈탄소화 위험을 제거(derisking)하는 것으로만 보는 논리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국가 개입의 범위 자체를 좁게 설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본과 시장에 빼앗긴 인프라적 얽힘(infrastructural entanglements)을 사회권력과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국가 주도의 인프라적 얽힘(state-led infrastructural entanglements)을 통해 인프라적 권력(infrastructural power)을 되찾아야 한다.
Banet al.(2026)은 녹색국가에 관한 기존 문헌들은 체계적인 기후행동에 필요한 정책적 정합성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를 설명하는 데 미흡하다고 평가하며, 이 공백을 메우고자 한다. 녹색국가의 녹색경제 기획을 포착하기 위해 제시된 지향적 얽힘((directed entanglement)이라는 개념은 시장 주도형 질서와 대조적으로 국가가 민간 자본가와 공기업 모두에게 방향을 설정해 주는 국가-시장 관계를 수반한다. 국가 포획을 회피하는 동시에, 투자를 조율하고, 자본을 규율하며, 시장 행위자들과 밀접하게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을 포착한다.
녹색전환의 맥락에서 지향적 얽힘 레짐(directed entanglement regime)에 대한 이런 접근 방식은 자본주의 이후의 전환을 구상하는 생태사회주의적 계획이나, 분권화된 경제적 규모 축소를 추구하는 탈성장 계획(Durand et al., 2024; Sorg & Groos, 2025)과는 구별되기도 한다.
Banet al.(2026)의 프랑스, 덴마크, 중국에 대한 비교사례 연구는, 비록 지향적 얽힘으로서의 녹색경제 기획을 온전히 포착해 내지는 못하지만, 이 세 사례는 다양한 조건 속에서 녹색경제 기획이 지닌 잠재력과 과제를 드러내 준다. 독특한 조직적 구성과 정치·경제적 환경을 지닌 채 부분적인 성공을 거둔 각각의 사례는 효과적인 녹색경제 기획을 위한 필수 요소를 식별하는 데 도움을 준다.
녹색경제 기획 분석틀
○ 프랑스(1945~1980년): 전후 민주주의, 지시적, 그리고 부문 간 기획
→ 국가주도형 민주주의 모델
○ 덴마크(1980년 이후): 민주주의적, 에너지 부문 기획
→ 자유민주주의 모델
○ 중국(1980년 이후): 권위주의적 및 부문 간 녹색 기획
→ 국가주도형 권위주의 모델
세 국가의 비교사례 연구 요약
새롭게 부상하는 녹색국가 패러다임은 정부가 기후위기에 접근하는 방식의 결정적인 전환을 대변한다. 즉, 기후위기를 단순한 시장 실패로 보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경제 전환을 요구하는 구조적 과제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러한 전환의 중심에는 지향성 얽힘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국가가 탈탄소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경제적·제도적 관계를 어떻게 더 체계적으로 재조직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로서 지향성 얽힘은, 특히 공공 소유권과 기획을 통한 국가의 개입이 어떻게 시장의 역학을 생태적 요구에 부합하도록 재편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관점은 현재의 녹색 자본주의 모델들이 가진 한계를 명확히 해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정치경제학자들이 제공해 온 단절된 분석적 접근법을 넘어 더욱 효과적인 국가 주도의 기후 행동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한다.
궁극적으로 지향성 얽힘은 기후 비상사태 속에서 민주주의와 국가권력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의 회귀를 강제한다. 앞서 조사된 사례들은 탄소 가격제, 위험 제거, 또는 기업의 자발적 약속에 의존하는 미봉책들이 불충분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대신에 방대한 녹색 기획 인프라를 갖춘 녹색국가는 공공 소유권, 신용 주권, 그리고 제도적 재설계를 통해 시장을 능동적으로 재편해야 하며, 이를 통해 시장 주도가 아닌 국가 주도의 인프라적 얽힘을 구축해야 한다(Gabor & Braun, 2025).
중국 네이멍구 쿠부치 사막의 다라터 태양광 발전 응용 리드 기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마지막으로 중국의 대규모 사막 태양광에서 국가주도형 권위주의 모델의 실제적이면서 상징적인 재생에너지 경관을 확인할 수 있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자의집, 충남기후에너지시민재단, 사람하다가 공동 주관한 <착한 에너지 기행 2026>으로 방문한 네이멍구 쿠부치 사막에 위치한 다라터 태양광 발전 응용 리드 기지(达拉特光伏发电应用领跑基地)에는 현재 1,000MW 태양광 설비가 가동 중이며 사막화 방지 태양광 공법(sand-plus-solar anti-desertification method)이 적용되고 있다. 물론 중국의 에너지 전환(energy transition)은 여전히 에너지 추가(energy addition)와 에너지 팽창(energy expansion)에 가깝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녹색경제의 지향성의 본질적 성격에 대한 검토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By 이정필>
[참고 자료]
Ban, C., Hasselbalch, J. and Larsen, M.(2026), Green economic planning as ‘directed entanglement’, Grantham Research Institute on Climate Change and the Environment, Working Paper No. 453.
Durand, C., Hofferberth, E. and Schmelzer, M.(2024), Planning beyond growth: The case for economic democracy within ecological limits. Journal of Cleaner Production, 437.
Sorg, C. and Groos, J.(2025), Rethinking economic planning, Competition & Change, 29(1).
Gabor, D., and Braun, B.(2025). Green macrofinancial regimes, Review of International Political Economy, 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