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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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동향노동자 기후의회(Workers' Assemblies)와 항공산업의 정의로운 전환


전 세계적으로 기후시민의회(Citizens’ Assembly)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특정 조직 내에서 이를 적용하는 사례와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2022~2023년 스위스 로잔대학은 추첨을 통해 선발된 교직원, 행정 직원, 학생들이 참여한 생태 및 사회 전환 의회(Ecological and Social Transition Assembly)를 운영하여 그 결과를 대학 정책에 반영한 바 있다.

 

2023년부터 영국 항공산업 노동자 및 전문가 단체인 세이프 랜딩(Safe Landing)은 기후·생태 위기에 직면하여 산업이 어떻게 전환할 수 있을지 논의하기 위해 항공노동자 기후의회(Climate Assembly for Aviation Workers)를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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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기후의회(Workers' Assemblies)란 무엇일까? 항공산업의 정의로운 전환을 주장하는 세이프 랜딩이 적극적으로 기획하여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 정책결정자, 대기업들이 항공산업 전략을 구상하고 있지만, 중요한 요소 하나가 빠져 있다. 바로 산업 내부에서 생활하고 일하며 실무적 통찰력을 가진 사람들, 즉 항공노동자들의 목소리다. 산업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주체성과 참여는 미미한 수준이다. 항공산업의 탈탄소화, 확장 및 운영 변화에 대한 계획들은 현장 노동자와 전문가의 지식을 활용하는 참여형 프로세스가 아닌, 기업 이익에 의해 주도되는 일방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세이프 랜딩은 항공노동자들이 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상하고, 자신들의 깊은 실무 지식을 바탕으로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전환을 설계할 수 있도록 참여형 민주주의 메커니즘을 옹호하고 실행한다. 기후시민의회 모델을 변형하여 노동자 기후의회를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세이프 랜딩이 설명하는 노동자 의회는 항공산업의 탈탄소화와 고용 및 지역사회 보호라는 핵심 과제에 대해 노동자들이 함께 고민하고 논의할 수 있도록 마련된 구조화되고 포용적인 숙의 공간이다. ① 공정한 선발(추첨제): 구성원의 다양성을 위해 추첨 방식으로 참가자를 선정하여 특정 직군이나 연령에 치우치지 않는 대표성 확보. ② 균형 잡힌 정보 제공: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중립적이고 균형 잡힌 증거와 자료 제공. ③ 협력적 대안 도출: 참가자들은 서로 협력하여 실질적이고 합의에 기반한 권고안 작성.

 

이런 모델과 과정의 의미에 대한 설명은 이렇다. ① 민주적 참여 강화: 산업 및 환경적 결정으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당사자인 노동자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의미 있게 기여할 수 있도록 보장. ② 보완적 관계: 기존의 정부 정책이나 노동조합의 프로세스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보완. 현장의 목소리가 담긴 실질적이고 대표성 있는 통찰력을 제공함으로써 기존 체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듦. ③ 현장 중심의 해결책: 이론적인 정책이 아닌, 실제 업무 현장의 깊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실행 가능한 전환 모델 제시.

 

2023년 11월, 세이프 랜딩은 항공노동자 기후의회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브리스틀에서 <항공의 미래>(Future of Aviation) 워크숍을 개최했다. 대중 참여 및 숙의 민주주의 옹호 단체인 인볼브(Involve)가 독립적인 운영과 진행을 맡았다. 31명의 항공산업 노동자, 전문가와 항공 전공 학생들을 참여했다. 에어버스(Airbus), 항공환경연합 (AEF), 기후변화위원회(CCC) 등으로부터 발표를 듣고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2025년 9월 런던에서 <항공의 미래를 만들다: 비전 수립 의회>(Creating the future of aviation: Visioning Assembly)을 개최했다. 이는 노동자 참여형 산업 민주주의 모델과 기후시민의회 모델을 결합한 형태로 기획했다. 80명 이상의 지원자 중 26명의 항공노동자가 선발했는데. 다양한 직군, 연령대, 인종적 배경을 가진 인력으로 구성하여 대표성을 확보했다.

 

참가자들은 구조화된 숙의 활동을 통해 2050년 항공산업의 미래를 위한 공동의 비전을 수립했다. 5가지 핵심 변화 영역을 다루었다. ① 사회적 책임: 산업 내 평등과 공동체 기여 방안. ② 재정적 지원: 전환을 위한 투자 및 경제적 지속가능성. ③ 기술적 발전: 탈탄소화를 위한 혁신 기술 도입. ④ 정치적 전략: 규제 대응 및 정책적 영향력 확보. ⑤ 환경적 관리: 지구 생태계 보호를 위한 산업의 역할.

 

항공노동자들이 직접 주도하여 긍정적인 항공의 미래상을 공동 생산하고자 했던 비전 수립 의회의 주요 내용은 결과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이프 랜딩의 장기 목표는 이런 프로세스가 더 큰 규모로 적용될 때, 항공 전략 수립을 직접적으로 지원하고 산업 및 환경 정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마지막으로 캐내다 최대 민간노조 유니포(Unifor) 등 기후정의를 위한 노동자Workers for Climate Justice) 역시 노동자 기후의회를 강조하고 있다. <By 이정필>


[참고 링크]

세이프 랜딩의 노동자 기후의회 (링크)

인볼브의 항공의 미래 워크숍 (링크)

항공의 미래를 만들다: 비전 수립 의회 결과 보고서 (링크

기후정의를 위한 노동자 기후의회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