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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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30 시민사회 참가단 입장문] COP30 시민사회 참가단 입장문


COP30 시민사회 참가단 입장문(2025. 11)


COP30는 1.5도 목표와 정의로운 전환 이끄는 마지노선 되어야


올 해, 제30차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는 아마존으로 가는 관문인 브라질 벨렝에서 개최된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최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평균보다 1.42도 높았다고 밝혔다. 2015년 파리 기후회의에서 합의된 지구 평균 온도 상승 제한 목표 1.5도가 무너질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이를 두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5도는 결코 넘어서는 안 되는 레드 라인”이라며, “생태계들을 파국적 임계점 너무로 몰아세우고 수십억명의 사람들을 살 수 없는 환경에 노출시키며 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이 증폭될 수 있다”고 섬뜩한 경고를 했다. 지금 상황까지 이르게 된 책임은 명백하게 ‘선진국’, 글로벌 북반구 국가들에게 있다.

하지만 전 세계의 기후위기 대응은 더디기만 하다. 유엔환경계획이 발표한 격차 보고서(Gap Report)에 따르면 현재 국가들이 세운 감축 목표를 지속할 경우 2100년 경에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약 2.5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런 기후위기의 피해는 경제, 사회적 약자들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다. 가뭄과 홍수, 폭염과 한파 등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이고 이로 인한 식량 불안정, 산림 파괴, 무분별한 자원 채굴 등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사라질 것이다. 이러한 경제 사회적 불안은 더 나아가 전쟁과 학살의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1.5도 목표 달성 실패의 가장 큰 책임을 가지는 글로벌 북반구는 화석연료에 기반한 경제 시스템을 아직도 지속하고 있으며, 그 간의 배출 책임에 부합하는 재원 마련을 회피하고 있다. 작년에 개최된 COP29에서는 2035년까지 연간 1조 3천억 달러 규모의 기후 재원을 조성하고 이 중 글로벌 북반구 국가들이 3천억 달러를 지원하는 목표에 합의했으나 누가 어떻게 재원을 부담할 지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휴지조각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전 세계 최대 시민사회 네트워크인 기후행동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 CAN)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27년 이후 기후 재원 마련을 약속한 북반구 국가는 하나도 없으며, 구체적인 화석연료 개발 및 보조금 폐지 시점을 명시적으로 선언한 국가도 없었다. 동시에 정의로운 전환도 불평등 해소, 사회 보장 및 사회적 대화, 양질의 일자리, 선주민 권리 등 필수적인 내용은 배제되어 있으며, 노동자에 대한 교육 훈련 또는 녹색 일자리 등 편협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온실가스 배출 기업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탄소시장’에 대한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내부 사업장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보다 글로벌 남반구 지역에서 헐 값에 배출권을 구매해서 규제 이행에 악용하는 것은 사실상 기만에 가깝다.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발생하는 산림 상쇄(REDD+) 사업에서 발생하는 배출권의 90% 이상이 실제 감축 효과가 없다는 보고가 있지만, 아직도 화석연료를 개발하거나 사용하는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이 이러한 탄소시장을 확대하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대기업들이 푼돈을 쥐어주면서 글로벌 남반구의 감축 수단을 미리 선점하고 배출을 더욱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면죄부를 주는 것에 다름없다. 기후판 ‘사다리 걷어차기’의 일종이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2040년 전력 부문에 대한 탈석탄을 약속했으나, 이는 1.5도 목표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목표 수준이다. 화석연료 보조금이 연간 약 10.5조원에 달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폐지 목표가 부재하고, 관련 통계 자료도 미흡한 상황이다. 폐쇄되는 석탄발전소 노동자들과 지역 사회를 위한 구체적인 정의로운 전환 계획은 사실 상 백지 상태이다. 또한 석탄발전소의 폐쇄가 공공 재생에너지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오히려 전력 민영화의 디딤돌이 되고 있는 상황은 개탄스럽다

한국 정부는 파리협정 제6조에 기반해서 감축 효과가 거의 없거나 무엇보다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관련하여 IPCC가 제시한 1.5도 감축 목표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50%대 감축 목표를 설정해서 여전히 우리나라가 ‘기후악당’ 국가임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렸다.

우리의 미래, 우리의 공동 운명은 화석연료 개발 및 사용 폐지,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글로벌 남반구를 위한 안정적인 기후 재원 마련, 구체적인 정의로운 전환 계획 수립에 기반해야 한다. 또한 탄소 상쇄나 탄소 시장 같은 편법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규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 정부는 이번 COP30에서 지금까지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향후 1.5도 온도 목표 달성과 정의로운 전환 실현을 위한 과감한 변화를 선언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COP30에 참여하는 한국 정부 대표단에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1. 기후정의에 부합하지 않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폐기하고 1.5°C 경로와 우리나라의 배출 책임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재설정하라.

2.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 개선에 대한 공공 투자 확대를 통해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조기 탈석탄을 실현하며,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를 실행하라.

3. 석탄화력발전산업의 정의로운 전환으로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발전노동자 총고용 보장, 지역사회 보전 실현하라. 

4. 탄소중립기본법 전면 개정으로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의 주도적인 참여를 적극 보장하라.

5. 다배출 기업의 오염자 부담 원칙을 확고히 하여 제대로 된 비용을 부과하며, 이를 정의로운 전환 및 글로벌 남반구를 위한 재원 마련에 활용하라.

6. 국가 간 불평등 해소를 위해 글로벌 남반구에 대한 부채를 탕감하고, 이들이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비시장적(Non Market Approach) 자금 지원을 대폭 확대하라.

7. 정의로운 전환 작업 프로그램(JTWP)에 따른 벨렘 행동 메커니즘(BAM)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며, 이에 대한 이해당사자 참여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정의로운 전환 계획을 조속히 수립하라. 

8. 기후위기가 기존의 성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생계, 건강, 안전에 대한 위협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젠더 행동 계획을 충실히 수립하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