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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정렌즈'RE100 축구단'을 상상해보자!

[에정렌즈] ‘RE100 축구단’을 상상해보자!

즐겁게 활동하고 파급효과도 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문화적 접근


김동주(환경사회학 박사/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



  사회운동의 자원동원 방식으로 문화적 접근은 상당히 유용하다. 사람들의 삶 자체가 문화이므로, 삶 속에서 지향하는 가치를 자연스레 실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광범위한 참여와 확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TV 등 방송매체를 기반으로 해 전국․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중계가능한 프로스포츠와 대중연예문화의 활용은 상당히 큰 홍보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최근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하여 프로스포츠와 대중연예문화 그 자체의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갖고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22년 9월의 기후정의행진에서는 “죽은 지구에는 야구도 없잖아요”라는 야구팬의 피켓이 등장했고, BBC는 “죽은 지구에는 케이팝이 없다”를 외친 ‘케이팝포플래닛’(K-pop 4 Planet)의 이다연 활동가를 2023년  올해의 여성으로 선정했다. 이들은 전통적인 환경․사회운동단체 소속은 아니지만 그들의 좋아하는 프로스포츠와 대중연예문화를 기후위기와 접목하여 목소리를 내고 활동을 하였다. 이른바 ‘덕질’과 사회현안의 결합은 이렇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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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도, 지구도 포기할 수 없는 사람들' 크보플(KBOFANS4PLANET) 회원들이 2023년 세계 환경의 날을 하루 앞둔 6월 4일 잠실야구장에서 야구장 폐기물 감축을 촉구하는 오프라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https://campaigns.do/campaigns/991).


  야구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2번째의 관중 동원력(2024년 기준 300만명)을 갖고 있는 프로축구(K리그)는 이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기도 했다. 2021년에는 K리그와 하나은행, 그리고 K리그의 후원사와 구단들이 모두 참여해서 ‘친환경 탄소중립리그’로의 비전을 선포했고, 유엔 기후변화협약의 이니셔티브인 ‘기후 행동을 위한 스포츠 프레임워크’에 가입했다. 이후로 경기장 방문 시 대중교통 사용을 장려하고, 경기장 내 올바른 쓰레기 분리배출을 하는 캠페인도 진행했다. 또한 K리그는 국내 프로스포츠 최초로 리그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해서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사실 야외활동인 프로스포츠 경기는 날씨와 기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축구경기를 진행할 때 체감온도지수(WBGT)가 섭씨 32도를 넘으면 경기 중 잠깐 물을 마시며 쉬는 ‘쿨링 브레이크’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부터 공식 도입했다. 2025년의 K리그 개막전은 역대 시즌 중 가장 이른 날짜인 2월 15일 포항, 광주, 제주, 그리고 2월 16일에는 울산, 대구 등 남부지역 연고지에서 시작했다. 여러 요인이 있었겠지만 상대적으로 과거보다 겨울이 짧아져 2월에도 야외 경기가 가능하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위와 같은 K리그의 탄소중립 활동 참여는 최근까지도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한 분야로서 ‘그린킥오프’ 란 명칭으로 ‘사회공헌 활동백서’에 기록하고 있다. 다만, 한 때의 유행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위한 활동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활동도 지속되어야 한다. 2023년도에 나왔던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서는 아직 2024년도 보고서가 나오지 않았으며, 여전히 K리그에 속한 모든 구단들이 동일한 수준의 환경적 지속가능성 활동을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나아가, 시민구단을 제외하고 K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구단의 경우, 철강․자동차․건설․조선․정유 등 대부분 온실가스 배출이 매우 많은 모기업을 두고 있는게 현실이다. (심지어 3부리그에는 핵발전 회사를 모기업으로 하는 축구단-‘경주 한수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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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리그 어시스트' 홈페이지의 '그린킥오프' 프로그램 페이지 (https://assist.kleague.com/program?tab=greenKickOff)


  그래서 K리그의 지속가능성과 함께 K리그가 운영되는 공간인 대한민국, 그리고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RE100 축구단’ 창단을 상상해보자. 전체 리그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도 개별 구단의 선도적 사례는 중요하다. 특히 야구와는 달리 축구는 각 구단의 유소년(U-12, U-15, U-18)팀을 둬야하는 규정에 따라 미래의 대표선수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프로 선수팀의 경기 뿐 아니라, 유소년팀들의 경기와 운영에서도 RE100을 포함한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달성할 수 있도록 실천 해본다면, ‘미래를 준비하는 프로스포츠’라는 이중적 의미는 더욱 커질 것이다. 


  때마침 내년은 북중미월드컵이 열리는 해다. 세계적으로 축구에 대한 관심이 커질 때, 문화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확산시켜보는 계기로 활용할 절호의 시기다. 프로스포츠와 대중매체의 결합은 그 시작부터 함께였으나, 최근에는 <SBS> ‘골 때리는 그녀들’과 <JTBC> ‘뭉쳐야 찬다’ 등의 축구예능 프로그램으로 어이져 축구의 대한 대중의 관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그리고 이제 스포츠와 기후위기 대응은 보다 적극적으로 관계맺기 할 때다. 언젠가 ‘바람과 태양의 축구단’이 ‘핵발전과 기름집 축구단’과 맞붙는 ‘에너지전환’ 매치에서의 승리와 함께, 화석연료에 기반했던 구단 모기업의 RE100 적기달성과 공정전환까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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