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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의 한반도, 북한 재해재난을 그리다

[에정렌즈] 기후위기의 한반도, 북한 재해재난을 그리다


황진태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2년 전 기획재정부의 지원을 받아 연구책임자로 수행한 『북한 주요 재해·재난 취약공간 및 대응 인프라 지도』 연구가 최근 지도집 형태로 출간되었다. 올봄에는 계절의 질서에 따라 순차적으로 피어야 할 꽃들이 한꺼번에 만개하는 모습을 보며, 그 아름다움보다 전지구적 기후변화의 예측불가능성이 먼저 떠올랐다. 이러한 변화는 북한 역시 예외가 아니다. 2010년대 들어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의 극단적 현상이 빈번해졌고, 같은 시기 집권한 김정은 정권 또한 이를 새로운 위협으로 인식하며 재해·재난 대응과 관련한 다양한 조치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여전히 폐쇄적인 국가이며, 최근에는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공식화하면서 남한과의 협력 가능성도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북한의 기후변화와 재해·재난 문제를 연구하는 일은 여러 제약에 직면한다. 특히 물리적 공간 변화와 재해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필수적인 현장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은 연구의 가장 큰 한계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북한의 재해·재난 피해 실태와 대응을 분석하는 연구를 지원한 것은, 향후 남북 교류 가능성에 대비해 북한 사회에 대한 선제적 이해를 축적할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북한의 남단에 위치한 김화군과 홍원군부터 북단의 신의주시와 나선시에 이르기까지 총 9개 지역을 선정하고, 북한학·지리학 등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들이 참여하여 양적·질적 자료를 종합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재해·재난의 실태와 대응 양상을 보다 실증적으로 분석하고자 했다.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회과학이 현실과 괴리된 담론에 머무르는 경향에 대한 성찰도 함께 이루어졌다. 점점 더 복잡해지는 현실은 단일한 이론이나 방법론으로 설명되기 어렵고, 이에 따라 다양한 자료와 접근을 결합하는 연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적대적 두 국가관계가 고착화되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 속에서 비관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지만, 연구자로서 우리는 여전히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 본 연구가 그러한 고민을 이어가는 하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 본 성과는 정부 보고서 공개 플랫폼인 PRISM(https://www.prism.go.kr)을 통해 가까운 시일 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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