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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11-30 15:19
[언론기사] [뉴스한국] 4대 정유사 원가공개는 삼성과 싸우는 것과 비슷한 문제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15,385  

“4대 정유사 원가공개는 삼성과 싸우는 것과 비슷한 문제”


에너지 시장 독점 자본이 고유가 파동 속 폭리 호황 누린다
에너지정치센터 조승수 대표 인터뷰


2008-07-05 13:10:45


[ 이슬 기자 ]



지난 4월 조승수 전 의원은 에너지정치센터를 열었다. 에너지를 둘러싸고 있는 자본과 권력의 카르텔을 실질적으로 해체하기 위한 연구와 정치적 활동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조 대표는 지난 17대 국회에 민주노동당으로 등원한 후 2005년 산업자원부(지식경제부 전신)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정유사의 폭리 구조를 파헤치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조 대표는 5대 정유사(SK,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SK인천정유-2007년 7월 SK가 SK인천정유를 합병)가 국제 현물가를 가지고 원가를 결정한다고 지적했다. 원유 원가를 계산할 때 정유사가 반영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가격이 실제 산유국에서 도입하는 원가보다 훨씬 비싸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국제 현물시장 기준으로 원가를 계산하는 것과 도입 원가를 기준으로 원가를 계산할 경우 리터당 적게는 97원부터 많게는 100원까지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즉 원유도입가보다 비싼 현물가로 원가를 산정해 1차 이득을 취하고 여기에 또 다시 마진을 붙여서 판매한다는 주장이다. 조 대표는 당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간 4대 정유사가 8883억 원의 폭리를 취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가 이끄는 에너지정치센터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에너지를 연구하고 보급과 확산을 위한 제도 도입 활동을 진행 중이다. 그는 정유사가 폭리와 담합을 통해 대안에너지 연구와 사용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정치센터 조승수 대표 ⓒ뉴스한국
에너지정치센터 조승수 대표 ⓒ뉴스한국
국제 원유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인가.

_ 구조적으로는 피크오일 때문이다. 석유를 채굴할 수 있는 한계 정점에 다다랐다는 주장인데, 1956년 킹 허버트 박사는 ‘피크오일론’을 주장하며 1970년경 지구에 부존하는 석유 가채량이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했었다. 이 이론은 지난 30년 동안 각광을 받지 못했다. 심해유전이나, 오일샌드 등 다양한 기술 개발을 통해 석유를 만들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1980년대 오일 쇼크를 거치면서 ‘언젠가 석유가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퍼지기 시작했고 1990년대에 피크오일론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피크오일론은 2010년을 정점으로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이는 정유사 역시 인정하는 바이다. 물론 미국 지질연구소나 메이저 석유사들은 이를 반박하는 논리를 가지고 있다. 향후 20~30년 안에는 피크오일에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30~40년 안에는 석유가 고갈되는 위기에 이를 것이다. 이 때문에 2008년인 지금 석유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정점’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어떤 이들은 피크오일이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국내 기름 값 상승 원인은 국제 원유가 상승으로 인한 불가피한 결과인가.

_ 소비자들은 ‘국제 유가가 오르니까 내 차에 넣는 기름 값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겠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오를 때 정유사는 유가 인상 이상의 폭리를 취하고 있다. 만약 국제 유가가 10원이 올랐다고 치면 정유사는 오른 10원을 반영하는 동시에 다시 5원을 붙여 소비자가격을 15원 인상시킨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분석해보면 유가가 배럴당 20달러에서 40달러 대로 올랐을 때 정유사는 연간 1조~3조원 단위가 넘는 당기순이익을 취했다. 이처럼 정유사 폭리는 상당히 심각하다. 헤지펀드는 합법을 가장한 투기자본이라고 해도 정유사는 시장을 가장한 범죄행위다. 고유가로 인해 서민의 경제는 휘청거리는데 이런 시기를 틈타 막대한 이득을 취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유가 상승 그래프와 정유사의 실적 그래프를 단순 비교해서 정유사가 고유가를 이용해 폭리를 취한다는 것은 정황으로만 판단할 수 있는 것 아닌가.

_ 정부와 정유사가 공표한 자료를 산출했을 때 정유사의 당기순이익이 급증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업종의 경우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경우 기업의 당기순이익은 줄어든다. 이것은 상식이다. 원자재 가격이 오른다고 이것을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못한다. 그러면 소비자는 당장 대체연료를 찾는 등 방법을 강구하기 때문에 원자재가 상승은 기업의 부담으로 지불된다. 하지만 석유제품은 대체제가 없다. 아무리 가격이 올라도 소비자는 꼼짝없이 석유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원자재가 상승한다고 해도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어느 정도 시차가 발생한다. 반면 정유사는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곧바로 제품 가격을 인상시킨다. 이는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정유사는 산유국과 최소 1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맺고, 최소 한 달 분량의 원유를 비축해 둔다. 국제 원유가가 오른다고 해서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와 경유 값이 당장 오를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제품의 가격을 형성하는 요인은 원가 변동밖에 없는데 이윤이 늘었다는 것은 유가 인상을 훨씬 상회하는 이윤을 붙였다는 말이 된다. 그렇지 않고서야 국제 유가가 올랐을 때 정유사의 당기순이익이 폭등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할 방법이 없다. 정유사의 이윤을 극대화시키는 판도라 상자는 바로 이 같은 가격 결정구조에 있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정제비용과 생산원가, 마진율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석유 및 대체연료사업법에서도 원가 공개를 강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뉴스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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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원가와 마진율을 아는 것이 그렇게 힘든 것인가.

_ 정유사의 원유 도입 가격은 정부자료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고 판매 가격은 시장에 있다. 정제원가에 포함되는 것은 기술설비와 노동력 등의 영업비용일 것이다. 기업은 모든 단계에 대한 비용을 계산해 자료로 가지고 있을 것이다. 들어가는 비용을 알아야 원가 절감을 위해 대책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소수점까지 정확한 자료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본다. 원가 공개를 강제하는 법률만 정해진다면 아마 정유사는 한 시간 만에라도 자료를 내놓을 것이다.

정유사의 원가 공개를 강제하는 석유 및 대체연료사업법 개정안이나 제정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이 있나.

_ 아직까지 없다. 정유사에 원가 공개를 요구하는 것은 마치 국내에서 삼성과 싸우는 것과 비슷하다. 국내에서 이를 문제 삼아 일관되게 쟁점화한 정당은 물론 의원도 없었다. 그만큼 이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다. 정유사의 거대한 힘과 정부의 시장경제 논리가 튼튼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서 사실 법 개정은 상당히 험난하다. 하지만 정유사의 폭리에 대한 의혹이 커지면서 원가 공개 요구 압력은 높아질 것으로 본다. 국회에서도 공론화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고유가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유류세 감면 등의 대비책을 내놓고 있다. 이것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될 수 있나.

_ 한 나라의 석유가격과 석유제품의 가격 결정은 기업이 가진 가격결정 구조와 여기에 정부가 매기는 세금이다.
유류세 인하에 대해서는 찬반 논리가 팽팽하게 맞선다. 정부와 기업은 가격 통제 측면에서 하락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소비자 처지에서는 유류세라도 내려서 부담을 완화시켜 달라고 요구한다. 지금처럼 유가가 폭등하는 수준이 아닐 때는 유류세 인하에 대해서 반대했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소비행태는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유가가 널뛰기를 하고 있는 요즘에는 유류세에 대한 관점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를 가지고 생계를 유지하는 국민들에게 지금과 같은 유가 상승은 그야말로 살인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류세로 고유가 시대를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유류세는 세율로 매기는 만큼 고유가일수록 정부가 얻게 되는 세수는 엄청나게 늘어난다. 유류세 인하에 대해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유류세는 정유사의 가격 결정 이후에 매겨지는 곁가지에 불과한 만큼 고유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다.



ⓒ뉴스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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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의 폭리구조에는 정부와의 유착관계도 기여를 하는 것 아닌가.

_ 유착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석유공사나 에너지 관련 공기업에 정유사 출신이 포진해 있다거나 산업자원부(지식경제부 전신)가 정유사와 관계를 긴밀히 해나가며 정유사 입장을 대변하는 일이 발생할 때 ‘유착’에 대한 심증을 가질 뿐이다.
그 심증 중에 하나가 석유수입업을 하는 소규모 판매 법인이 사라진 사례다. 외국 석유를 수입해 주유소를 설치하는 타이거오일, 바울주유소 등이 있었지만 국내 메이저 회사의 시장 지배적인 시스템으로 거의 문을 닫은 적이 있다. 가격경쟁도 있었고 영업망을 가동하는데 있어 기존 정유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견뎌내지 못한 것이다.
(정유사들은 석유수입사를 시장에서 쫓아내기 위해 석유 및 대체연료사업법을 개정해 원유와 석유제품간의 관세차등화정책을 펼치도록 종용했고, 수입부과금을 매기도록 유도했다. 이 때문에 석유수입사들은 말 그대로 ‘씨가 다 말랐다’-편집자 주)

지난 2002년 논란이 일었던 세녹스의 경우도 그런 사례다. 세녹스는 기존 내연기관에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 제품이었지만 사용이 확대되면 정부가 거둬들이는 유류세와 정유사의 마진이 줄어들기 때문에 정부와 정유사는 묵과할 수 없는 반칙으로 이해했다. 정부는 온갖 규제를 붙여서 세녹스를 시장에서 몰아냈다. 그렇다고 세녹스를 장려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시장논리를 강조하며 정유사가 원가를 공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면서, 석유수입사나 정유시장에 진출하려는 이들에게는 시장을 열어 놓지 않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시장을 공평하지 않은 상황으로 돌아가게 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정유사의 독과점을 보호하는 시스템을 옹호하는 것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


정유사의 폭리구조를 깨뜨리기 위해서 원가 공개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했는데 실제로 가능한가.

_ 국회에서 정유사 폭리와 관련한 비밀을 엿본 경험으로 말한다면 ‘쉽지 않을 것’이다. 현 정당 중에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곳도 없다. 결국 정치가 바뀌고 국민적 압력이 필요하다. 이 힘이 작동하려면 정유사가 국내 시장에서 고착화시킨 잘못된 가격 결정구조를 제대로 알려야 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바꾸려는 목소리를 내 공론화 한다면 가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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