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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2-12 13:56
[언론기사] [프레시안]박근혜 인수위, 노무현 정부와 닮았지만…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6,880  
박근혜 인수위, 노무현 정부와 닮았지만…
[인수위원회로 본 박근혜 정부·①] 어제와 오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25일)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박근혜 정부가 어떤 모습일지 그 윤곽을 그리는 일은 쉽지 않다. 이런 오리무중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탓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단순히 차기 정부를 준비하는 실무적인 역할로 여기는 듯하다.

하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더 큰 역할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철학과 국정 운영 방향을 시민과 교감하는 일종의 소통 창구다. 시민들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참여 인사, 활동 내용 그리고 그 결과를 보면서 앞으로 5년간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활동할지 그림을 그리고, 필요하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을 염두에 두고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

<프레시안>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와 공동으로 박근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활동을 비판적으로 점검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그 첫 번째 글에서는 역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특징을 살피고, 이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어느 정부와 흡사한지 따져본다. 더 나아가 바람직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모습도 제안한다. <편집자>

1987년 민주화 투쟁으로 쟁취한 직선제 개헌은 오늘날의 대통령 선거를 가능케 했다. 선거에서 당선된 당선인은 선거 기간에 제시한 공약을 바탕으로 국정 운영을 펼치면서, 시민의 선택에 대한 책임 정치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이러한 책임 정치의 첫걸음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역시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과정 만큼이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루어졌다.

13대 대선은 헌정 사상 첫 평화적 정권 이양을 하는 것이었지만, 그 준비는 매우 미흡했다. 미국 대통령직 인수 법을 참고로 만든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설치령'은 1988년 1월에야 공포되었고, 공포와 동시에 취임준비위원회가 출범했다. 취임준비위원회는 당선인이 아닌 현직 대통령이 인수위원 임명권을 갖는 등 기형적 구조였다.

이후 현재와 같은 명칭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로 틀을 갖추게 된 것은 김영삼 대통령 당선인 때(14대)다. 하지만 김영삼 당선인의 지시로 정책과 공약은 당에서, 인사는 사조직인 동숭동 팀에서 맡아 인수위원회는 제한적인 역할만 하였다. 외환 위기 속에서 출범한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 때(15대)도 별도의 위원회를 통해 외환 위기와 정부 조직 개편 등을 처리하는 등 인수위원회의 역할이 크지 않았다.

대통령령에 근거하여 설치되던 인수위원회는 16대 인수위원회 활동 중에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법제화에 이르게 된다. 그러니 법률에 근거하여 인수위원회가 출범한 것은 겨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17대 인수위원회 한 번 뿐이다. 그리고 1월 6일 출범한 박근혜 당선인의 18대 인수위원회는 13대 취임준비위원회와 17대 인수위원회에 이어 세 번째로 금융연수원에 자리를 잡았다.

ⓒ연합뉴스

이렇듯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는 인수위원회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봄으로써 몇 가지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첫째, 대선 시기 여론이 집중이슈나 당선인이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는 이슈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구를 두었다. 노태우 당선인의 경우 대선 당시 이슈화되었던 지역주의 극복과 광주 민주화 운동 등 각종 사회 통합 문제들에 대해서는 민주화합추진위원회를 취임준비위원회 출범 전에 별도로 만들어 활동하였다.

김대중 당선인은 외환 위기라는 사태에 직면하여 비상경제대책위원회, 노사정협의회, 정부개편심의위원회를 구성하였다. 노무현 당선인은 국민제안센터를 처음으로 도입, 인선에서부터 정책까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이명박 당선인 역시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를 두어 대운하, 새만금, 정부 혁신, 규제 개혁, 투자 유치, 기후 변화, 에너지 대책, 과학 비즈니스 벨트 테스크포스(TF)팀을 운용하였다.

박근혜 당선인 또한 국민통합위원회와 청년특별위원회를 두어 당선인의 의지를 표현했다. 이와 같은 특별 기구는 선거 시기 중요 이슈거나 당선인이 강조하고 있는 만큼 그 의지가 강한 분야들이다.

둘째, 인수위원의 인선 방식에 따라 인수위원회의 성격과 활동이 달랐다. 정치인 위주로 인수위원을 인선한 14대, 15대 인수위는 상징적인 역할에 머물렀다. 14대 인수위는 지역 안배를 중심으로 국회의원을 배치하는 등 상징적 기구에 불과했다. 15대 인수위원회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의 구조 속에서 국민회의와 자민련에서 절반씩 인수 위원을 구성하는 논공행상의 속성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16대 인수위원회는 노무현 당선인이 당과의 갈등 속에서 학계와 연구 기관 출신으로 구성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별도의 외부 기구 없이 그 어느 때보다 인수위원회의 역할이 컸다. 그러나 인수 위원이 자신의지지 그룹으로 충원되면서 이른바 '코드 인사' 논란을 빚기도 했으며, 정권 연장임에도 40, 50대 주축의 젊은 인수위원들의 과욕은 이른바 '점령군'이란 비판을 받았다.

이명박 당선인은 당내의 인사들과 전문성을 갖춘 행정부 내의 관료, 학계의 교수를 분배하여 선정하였다. 그러나 당내 인사들은 주로 대선 캠프의 실력자들이었으며 이러한 논공행상식 인사로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이상득 전 의원 그룹과 친이계 간의 잡음이 계속된다. 또 인수위원장 등의 인선을 두고 '고소영'(고려대학교, 소망교회, 영남)이라는 신조어가 나오기도 했다.

18대 인수위원회의 경우 인적 구성으로 보면 과거 16대(노무현) 인수위원회와 유사하다. 16대 인수위원회는 총 28명의 인수위원 중 관료, 정치인을 제외하면 19명이 학계 출신이다. 18대 인수위원회는 "교수위원회"라 할 만큼 학자 출신이 많다. 26명의 인수위원 중 전·현직 교수가 절반인 13명이다. 국가미래연구원과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출신 인사도 포함되었고, 박정희 (정부)와 관련된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다. 16대 인수위원회는 '코드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고, 18대 인수위원회는 기존 선대위원회 인사들이 재배치되는 것에 '회전문 인사'라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또 16대와 18대 인수위원회가 유사한 점은 정권 연장의 상황에서 인수위원회 활동의 목표를 이명박 정부 정책 인수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15대(김대중)와 17대(이명박) 인수위원회가 정권 교체로 인하여 전 정권의 비리와 실정을 파헤치고 과거 정권을 심판하는 정치적인 활동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던 것에 대한 평가의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운영 방식에 있어서는 매우 상이하다. 16대 인수위원회의 경우 지방 순회 토론회와 인수위원회 활동 TV 중계 등 개방과 소통을 통한 참여 민주주의를 중요시한 반면, 18대 인수위원회는 현재로서는 당선인에게 꼬리표처럼 붙어 다닌 불통 이미지와 인선 과정에서 보여준 비밀주의로 "밀봉 인수위"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더욱이 인터넷 해킹 해프닝에서 드러나듯, '북한의 소행', '국가 안보'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사고 체계는 과연 당선인이 강조하는 '신뢰'가 쌓일 수 있는 운영 방식인지 의문이다.

셋째,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과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다. 정권 교체에는 당연했고, 정권 연장의 경우에도 그러했다. 김영삼 당선인은 군사 정부와 다른 '문민 정부'의 출범을 무엇보다 염두에 두었기에 전직 대통령과의 선긋기에 신경을 썼다. 노무현 당선인은 정권 연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 정부와의 단절을 추진했고 당내 기반도 취약했기에 원만한 인수가 되지 못했다.

정권 교체가 된 경우에는 전 정부에 대하여 모든 것을 부정하고 새롭게 무언가를 하려는 의욕 과다로 인하여(당선인이든 인수 위원이든) 합리적인 인수위원회 활동이 제약될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지금까지의 인수위원회는 현직 대통령과 견제와 갈등 관계를 지속하였지만, 18대 인수위원회는 현재로서는 별다른 갈등이나 견제 상황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는 박근혜 당선인이 '낮은 자세'를 강조하고 있기도 하지만, 업무 보고 내용과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정권 교체의 경험이 많은 미국에선 정권 인수 팀이 맡은 일이 △현 정부의 정책 및 업무 파악 △새 정부의 정책 기조 설정 작업 △행정부의 중요 직책 인선 등 세 가지로 정해져 있다. 이에 비춰보면 과거 인수위원회는 주요 직책 인선 작업을 담당하지 않았다. 인사 문제는 대부분 당선인의 몫으로 인식되어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인선 작업을 어디서 주도하느냐이다. 김영삼 당선인 시절에는 인선 작업을 사조직인 임팩트코리아가 담당했고, 이명박 당선인은 비서실 인사들이 모인 롯데호텔 31층에서 진행했다. 16대 인수위원회는 인사추천위원회에서 인선 작업을 심사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국방부 장관을 제외한 전체 18개 부처의 장관에 대해 국민으로부터 인사 추천을 받는 실험도 거쳤다.

박근혜 당선인도 인선 작업은 비서실에서 진행 중인데, 비서실은 대통령직인수에관한법률상 설치 근거가 미약하다. 인수위원회 법과 대통령직인수위에관한법률시행령 모두 비서실 설치 규정은 없다. 다만, 당선인의 예우 조항에 근거하여 비서실 지원을 하고 있는데, 인선 작업의 주체와 이를 운용할 근거를 위해 법률 정비가 필요하다.

인수위원은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물론 권력의 이동 과정인 관계로 정치인을 무조건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인수위원회 본연의 임무가 현 정부의 조직, 기능, 예산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 정부의 정책 기조를 설정하는 것이라면 전문가 중심으로 인수위원회를 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선거의 논공행상으로 정치인을 임명하는 것은 개선이 필요하다.

인수위원 선정과 관련하여 인수위원의 새 정부 참여 문제는 심도 있게 토론되어야 한다. 노태우 대통령부터 이명박 대통령까지 인수위원급 111명 가운데 76명(68.5퍼센트)이 청와대나 정부의 고위직으로 기용됐다. 17대 인수위원회를 보면, 기후 변화·에너지 대책 TF팀 소속 이강후 전문위원은 현재 새누리당 의원(강원 원주을)으로 이번 대선에서 직능총괄본부 에너지자원산업본부장을 맡았다. 고윤화 전문위원은 국립환경과학원장과 대한 LPG협회장을 거쳤다. 한편, 팀이 향응을 받아 사퇴했던 허증수 위원은 현재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이다.

논리상으로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서는 인수 위원이 새 정부에 참여하는 것이 맞다. 문제는 과거의 경험 속에서 승승장구하는 출세가도의 방편, 혹은 보은 인사의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논리와 실제의 간극을 줄이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


/ 최상구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원


* 원문 보기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3021208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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