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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정칼럼

 
작성일 : 19-10-14 10:22
나도 최후통첩을 날리고 싶다 / 박정연 에너지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 사무국장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167  
러시아에서는 메탄가스가 기화되어 올라오고 있어 온실효과가 더 심해지고 기후위기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10만년 동안 방사능을 가지는 핵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문제를 몇 달 안에 해결할 신묘한 수는 없다. 서초동과 광화문에서 몇 백만을 다투고 최후통첩을 날리는 지금도 온실가스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핵폐기물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몇 백만을 순식간에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기후위기와 원자력발전소에도 최후통첩을 고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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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최후통첩을 날리고 싶다
[에정칼럼] 서초동·광화문 그리고 온실가스·핵폐기물

지난 주말 서초동에 모인 사람들이 조국 수호, 검찰 개혁을 위한 최후통첩을 날렸다. 그에 반하는 사람들은 바로 옆에서 조국 사퇴를 외치며 빨갱이는 물러가라는 맞대응 집회를 진행했다. 서초동과 광화문 사이가 서초동으로 모이며 두 집단의 거리가 좁혀졌다고 해야 할까?

어찌되었든 남한 인구의 10분의 1이나 되는 사람들이 조국이라는 한 사람 덕분에 몇 달 동안 주말마다 모였고,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어도 술자리에서 온라인에서 삼삼오오 곳곳에서 부딪히며 논쟁을 해왔다. 시간이 지나며 장관 후보 한 사람에 대한 일이 아니라 기득권 엘리트의 문제와 사회구조적인 논쟁으로 확산되었다는 점에서 그나마 긍정의 정신 승리를 해본다. 이제 당사자는 물론이고 정치권에서는 포스트 조국사태에 대한 입장들이 나올 터이고, 최후통첩 이후의 관전 포인트는 지금부터 딱 6개월 뒤에 있을 총선과 그 결과가 아닐까싶다.

그 와중에 모 신문에서 서초동과 광화문 사이에 잊히고 사라져버린 청년들의 목소리를 기획으로 실었다. 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이슈를 통해 조국으로 환원되어버린 정치가 다른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서초동과 광화문 사이에서 잊힌 것은 오직 청년들의 목소리만은 아니다.

조국 찬반집회(위)와 태풍 하기비스에 잠긴 일본 마을의 모습

올해 5월 1일부터 8월 30일까지 북반구 29개국에서 사상 최고 기온이 갱신됐다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올여름 낮 최고 기온이 섭씨 46도를 기록했고,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북반구 전 지역에서 최고 기온 기록이 빈번하게 깨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러시아에서는 기온이 높아져 지각에 있던 메탄가스가 기화되어 올라오고 있어 온실효과가 더 심해지고 기후위기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주말에 일본을 휘몰아친 태풍에 대비해 일본 정부가 ‘특별경보’를 발령하고 천만명 이상의 시민들에게 ‘피난권고’를 내리고 주의를 당부했지만, 벌써 십여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켰고, 신칸센 기지까지 물에 잠기게 했다.

또한 이번 태풍은 후쿠시마를 지나가면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임시보관 중이던 제염 폐기물 일부가 어디론가 쓸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후쿠시마 사고 원전 오염수 이송 배관과 담수화 처리 설비에서 누수 경보가 발생했고, 방사선 핵종 여과시설에서도 여과물 유출 경보가 울렸지만, 일본 정부는 빗물 때문에 오작동했다고 밝히고 있다. 태풍 피해도 걱정이지만, 태풍 때문에 핵폐기물이 바다에 쓸려 들어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에서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우려와 걱정이 증폭되고 있다.

핵폐기물은 사고가 발생하거나 태풍이 오지 않아도 언제나 큰 문제이다. 현재 산업부가 추진 중인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도 논란 속에 있다. 5월말 출범한 위원회는 별 진전도 없이 시간을 보내고 막판에 와서 시간이 부족하다며, ‘영구처분·중간저장시설 확보’ 등 중장기계획을 먼저 결정하고 ‘임시저장시설 확충’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재검토준비단 결정사항을 무시하고, 파행에 가까운 일정을 진행 중이다. 고준위폐기물에 대한 시민사회와 지역주민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고자 만든 재검토위원회가 의견수렴과 공론화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하니 시민들이 재검토위원회를 해체하고 원점에서부터 다시 진행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이 논의의 과정도 끝나지 않았는데, 영구저장시설이 될지도 모르는, 임시저장시설을 짓겠다고 설비를 들여오고 있으니 시민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있는가.

10만년 동안 방사능을 가지는 핵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문제를 몇 달 안에 해결할 신묘한 수는 없다. 산업부가 모은 재검토위원회 위원들이 모두 솔로몬의 지혜를 가지고 있거나, 알려지지 않은 현자들의 모임인 건가? 그럴 리가 있겠는가. 당사자들도 산업부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신고리 5, 6호기 건설 공론화는 그 결과와 상관없이 원자력발전소를 사회적인 논쟁거리로 만들었다. 그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핵폐기물에 대한 공론화는 지역민들과 시민사회 말고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것은 제대로 된 공론화가 아니다. 고준위핵폐기물에 대한 공론화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긴 시간에 걸쳐 고민하고 이해하고 논의하도록 진행해야 한다. 필자는 최소 10년 이상, 매년 천 명 이상의 시민들이, 전국 각 지역에서 모여 공부하고 논의해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초동과 광화문에서 몇 백만을 다투고 최후통첩을 날리는 지금도 온실가스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핵폐기물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몇 백만을 순식간에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기후위기와 원자력발전소에도 최후통첩을 고해보자. 전면적으로 맞서보자.

/ 박정연 (에너지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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