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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정칼럼

 
작성일 : 18-04-23 13:52
오타니 쇼헤이의 로드맵과 한국 온실가스 감축의 로드맵 / 김현우 운영부소장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4,497  
재수립될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은 올해 말까지 수립될 제3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과 잘 들어맞아야 하고, 2030년뿐 아니라 2050년 그리고 그 이후까지의 장기 전망을 깔고 있어야 하겠지만, 지금의 로드맵 수정에는 그러한 고려들은 없다. 그러다 보니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하여 국민에게 그리고 산업계에 주어져야 할 별다른 시그널도 없다. 목표와 수단이 분명하고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로드맵이 필요하다. 오타니 쇼헤이의 로드맵, 적어도 그 자세만큼 진지하고 충실한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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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의 로드맵과 한국 온실가스 감축의 로드맵
[에정칼럼] 목표·수단 분명하고 책임질 수 있어야

미국 LA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연일 화제를 뿌리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퍼시픽리그 다승왕과 MVP를 수상한 후 24세의 나이로 올해 처음 메이저리그에 진입한 그는 완벽에 가까운 신체조건과 실력으로 야구팬들을 경악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야구만화에서 바로 튀어나온 것 같다는 평을 듣는 그는 게다가 메이저리그에서는 보기 힘든 ‘이도류’, 즉 투수와 타자 겸업을 선택하여 일단 정규시즌 초반에 두 영역 모두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월 중순을 넘은 현재 오타니는 투수로서는 2승1패에 방어율 3.60, 타자로서는 타율 0.367, 3홈런, 11타점, 5득점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런 오타니에게 또 하나 화제가 된 것이 있으니, 고교 시절 작성했다는 그의 ‘목표 달성표’와 인생 계획표다. 그의 목표 달성표의 중심에는 일본 프로야구 드래프트에서 8개 구단 이상에서 1순위 지명을 받는다는 핵심 목표가 명시되었고, 이를 위해 몸 만들기, 구위와 제구, 인간성, 멘탈, 운까지 여덟까지 세부 목표와 달성 방법이 상세히 적혀있다. 그리고 19세에 영어에 능통하고 메이저리그에서 22세에 사이영 상을 받고 24세에는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며 25세에는 175㎞의 구속을 기록하는 등 야구 실력으로 달성할 목표와 함께, 26세에 결혼하여 아들과 딸을 갖고 37세에 장남이 야구를 시작하며, 40세에 은퇴해 41세에 일본에 귀국한다는 인생 계획까지 세웠다고 한다.

그야말로 범생이 야구선수의 치기어린 혹은 고지식한 계획이라고 웃어넘길 수도 있겠지만, 오타니의 로드맵에서는 몇 가지 중요하게 배울 점들이 있다. 우선 오타니는 두루뭉수리하거나 막연한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 야구와 인생 도정에서 단계적이고 구체적인 절대치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기반하여 평가하고 점검하는 체계를 갖추었다.

다음으로, 그는 야구의 목표 달성을 위해 여덟 개 영역의 복합적이고 통합적인 세부 목표를 세웠다. 야구부실을 청소하고 심판에게 인사를 잘하는 것 같은 아주 사소해 보이고 관련이 없어 보이는 것들까지 전체 목표 속에 통합되었다. 그리고 단계마다의 목표와 그 실현 방법이 분명하게 적시됨으로써 이 로드맵은 투명성이 높다. 끝으로, 거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비용과 노력 그리고 시간이 투여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바램과 수치 제시만으로 실제로 되는 것은 없다는 말이다.

생뚱맞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와 비교해서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은 어떤가? 문재인 정부는 올해 중반까지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수정해서 발표하기 위해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지난 정부 시절에 작성했던 감축 로드맵이 감축 목표 설정의 근거와 실행 수단 모두가 너무도 부실했던 이유와 함께, 파리 협정 시기 제출했던 자발적 감축목표(INDC)를 국제 사회에서의 점검과 후속 협상을 앞두고 다시 살펴서 정리할 필요성 때문이다. 그런데 관계자들이 민관 작업반을 꾸려서 온실가스 배출 전망과 감축 수단들의 효과를 수고로이 들여다보고 있지만, 충실한 감축 로드맵이 만들어져 나올지 우려스러운 부분도 적지 않다.

우선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의 목표부터 혼선이 있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OECD 국가 중 6위의 배출국으로서 책임에 걸맞는 즉 보다 과감한 감축 목표를 제시하자는 것인지, 변화한 국제 경제와 한국 산업 상황에 맞추어 배출 전망을 튜닝하는 수준인지, 아니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에 따라 부문간 온실가스 배출 할당량을 조율하는 것이 우선인지 불분명해 보인다. 어쨌든 현재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2030년 BAU(배출전망치) 대비 37% 감축이라는 수치를 바꾸려는 조짐은 없어 보이며, 목표 기준을 BAU로 할 것인지 절대 배출량으로 바꿀 것인지 정도가 쟁점인 것 같다.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문제는 해외에서 감축할 것으로 제시되었던 11.3%의 감축분이다. 실제로는 아무런 사업 내용이 없거나 이에 따르는 비용 부담 방안이 강구되어있지 않은 탓에 이를 국내분으로 들여와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그 처리 방법에 대해서는 부처 간에도 생각이 다른 모양이다.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도입되었던 배출권거래제는 거래 실적으로나 시장에서의 작동으로나 매우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지만, 이와 관련해서도 올해 배출권 할당량 발표만 미룬 채 제대로 개선하고나 전면 재검토하기 위한 논의는 없다.

재수립될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은 올해 말까지 수립될 제3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과 잘 들어맞아야 하고, 2030년뿐 아니라 2050년 그리고 그 이후까지의 장기 전망을 깔고 있어야 하겠지만, 지금의 로드맵 수정에는 그러한 고려들은 없다. 그러다 보니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하여 국민에게 그리고 산업계에 주어져야 할 별다른 시그널도 없다. 이렇게 되면 새로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이 발표된다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추진되는 감축 활동이 되기보다는 과거의 로드맵처럼 문서상의 목표로 머물게 될 공산이 크다.

오타니의 야구와 인생이 언제까지나 꽃길을 걸을지 장담할 수는 없으며, 그의 투타 겸업이 한계에 봉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가 그렇게 야구와 인생의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이유가 스스로에게 명확하다는 것이다. 오타니 쇼헤이의 계획은 치열하고 치밀하며 통합적이고, 오타니는 그의 단계적 목표들에 총력을 기울여 다가가고 매일 매일 검토하고 점검하고 있다.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논의는 그렇게 치열하고 치밀하지도 통합적이지도 않아 보인다. 주기적인 검토와 점검을 위한 노력이나 논란도 눈에 띄지 않는다. 관계 부처들도 생각이 다르고 협조도 미진해 보인다. 국제 사회의 비난을 일정하게 예방하고 탈원전/탈석탄 정책을 적당히 보완하는 로드맵이라면 머지않아 다시 심각한 재수정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목표와 수단이 분명하고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로드맵이라면 예기치 않은 변수가 닥쳐도 위태롭지 않다. 오타니의 로드맵, 적어도 그 자세만큼 진지하고 충실한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운영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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